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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의 놀라운 ‘관련기사’ 패키지 전략


조금 지겹겠지만, 뉴욕타임스 얘기를 한번만 더 하자.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가 나온 이후 여러 분석들이 제기됐다. 뉴스 소비의 중심축이 홈페이지에서 소셜 미디어로 옮겨겼다는 분석부터, 제대로 혁신을 하려면 CMS부터 개혁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에서는 또 ‘패키지 전략’에 좀 더 정교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하고 있다. (아내의 잔칫상, 차범근, 그리고 NYT 혁신보고서) 이 정도 얘기면 언론사들이 일상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주제는 다 나왔다(고 해도 크게 그르진 않다.)

NYT의 기사 패키지 전략 “Dead Ends를 찾아라”

이번 보고서에서 뉴욕타임스는 핵심 디지털 전략으로 ‘기사 패키지’를 강조했다. 홈페이지 방문보다 SNS 등을 통한 우회 방문 비중이 늘고 있는 만큼, 일단 들어온 독자들을 잡아두려면 ‘패키지(우리 식으론 관련기사)’로 계속 유인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뉴욕타임스가 ‘패키지 전략’을 손놓고 있었던 것만은 아닌 모양이다. 뉴욕타임스 뉴스 분석 팀 책임자가 니먼저널리즘랩에 Watching the audience move: A New York Times tool is helping direct traffic from story to story란 흥미로운 글을 하나 기고했다. 패키지 매퍼(Package Mapper)란 뉴욕타임스의 새로운 분석 툴을 소개하는 글이다. 그런데 이 툴이 지향하는 목표가 흥미롭다. “모든 URL이 독자들을 위한 출발점이 되도록 만들겠다.”

(여기서부터 이어지는 내용은 니먼저널리즘랩에 소개된 기사를 내 나름대로 요약 정리한 것이다. 영어가 더 편한 분은 위에 있는 링크를 타고 가서 원문을 읽어보시라.)

이쯤 되면 무슨 애기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뉴욕타임스 뉴스분석팀은 오랜 연구 끝에 최근 ‘패키지 매퍼’ 개발을 완료했다고 한다. 이 툴은 한 마디로 독자들이 뉴욕타임스를 돌아다니도록 가장 관련성 높은 기사를 찾아서 연결해주는 것이라고 한다.

골든 글러브 시상식 기사를 중심으로 한 패키지 맵.

골든 글러브 시상식 기사를 중심으로 한 패키지 맵.

예를 들어보자. 애플이 아이패드 신제품을 발표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어떤 기사를 패키지로 묶어줄까? 아이패드란 단어를 검색해서 비슷한 것 붙여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관련기사로 묶은 것들이 얼마나 많은 트래픽을 유발했는지는 잘 모른다. 그냥 잔뜩 붙어 있는 관련기사들을 보면서 흐뭇해 한다. 할 일 다했다는 만족감과 함께.

자, 이젠 뉴욕타임스가 어떻게 하려는지 한번 살펴보자. 뉴욕타임스는 지난 해 패키지 매퍼 프로토타이프를 완성했다. 초기 모델은 패키지 기사들이 링크를 얼마나 연결해주는 지, 혹은 연결해주지 않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우선 URL들을 세 가지 종류로 분류했다.

  • Givers : 패키지 바깥에서 트래픽을 끌어온 뒤 패키지 내에 있는 다른 기사로 연결해주는 것.
  • Dead Ends: 패키지 안에서 트래픽을 몰아오긴 하는 데, 다른 URL로 다시 연결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것.
  • Wallflowers: 패키지와 별개로 노는 기사. 트래픽을 몰아오지도, 또 보내주지도 않는 기사.

뉴욕타임스는 패키지 매퍼를 이용해 지난 해 골든글러브 시상식 기사를 분석했다. 일단 분석 결과 패키지 내에서 단일한 출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무슨 얘기인가? 소셜 미디어 등을 타고 다양한 경로로 들어온다는 얘기다. (만약 홈톱으로 걸어놓은 기사를 타고 주로 들어올 경우엔 단일한 출발점이 형성될 가능성이 많다.)

출발점은 없었지만, Dead Ends는 찾을 수 있었다. 많은 독자들이 Arts 데스크가 출고한 레드 카펫 슬라이드 쇼 기사를 보고난 뒤엔 기사 읽기를 멈춘 것. 결국 Arts 쪽에서 출고한 레드카펫 기사가 막다른 골목이었던 셈이다. 여기서 문제점이 하나 드러났다. 스타일(Style) 담당 데스크가 출고한 레드카펫 패션 기사가 골든글러브 패키지에 관련 기사로 묶이지 않았던 것. 이 기사가 관련기사에 붙어 있었을 경우 독자들이 계속 링크를 누르고 읽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는 게 뉴욕타임스의 자체 분석이었다.

그럼 왜 이런 현상이 생겼을까? CMS에 문제가 있었다. 뉴욕타임스 CMS는 출고 부서를 기준으로 관련 기사를 추천하도록 돼 있다는 것. (데스크들이 원초적으로 관련 기사 찾아야 하는 한국 대다수 언론사보다는 그래도 낫다.) 토픽별 추천 기능이 없기 때문에 Arts 쪽 레드카펫 기사 이후엔 독자들이 더 이상 뉴욕타임스를 읽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던 것이다.

NYT 패키지 전략 2단계 “막힌 곳을 연결하라”

일단 문제를 인지했으면 그 다음엔 고쳐야 한다. 뉴욕타임스는 올초 열린 소치올림픽 때 패키지 매퍼 새 버전을 시험 가동했다. 뉴욕타임스 소치올림픽 기사는 스포츠 팀 출고 기사+ 외신 기사로 구성돼 있었다. 그런데 뉴스분석팀은 2월5일 특정 기사로 트래픽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현상을 감지했다. 바로 아래 기사였다.

기사 내용은 간단했다. 미국 올림픽 대표팀에 전달되어야 할 초바니 요구르트가 제대로 도착하지 못했다는 것. 미국과 러시아 간 통관문제 갈등 때문에 생긴 현상이었다. (이 기사는 올림픽 기간 중 우리 매체들도 관심 있게 보도했다.) 당시 초바니 요구르트 통관을 둘러싼 미-러간 갈등 문제는 소셜 미디어에서 집중적으로 바이럴 현상을 유발했다.

소치올림픽 기사를 중심으로 한 패키지 맵. 하단 왼쪽 분홍색 부분이 트래픽 집중된 기사다.

소치올림픽 기사를 중심으로 한 패키지 맵. 하단 왼쪽 분홍색 부분이 트래픽 집중된 기사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를 통해 그 기사를 접한 독자들은 읽은 뒤 곧바로 빠져나가버렸다. 왜 그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당시 초바니 요구르트 통관 갈등 건을 메트로 섹션 기자가 특종을 했다. 그러다보니까 기사 배치 역시 메트로 쪽으로 가 있었다. 그러니 소치올림픽에 관심을 갖고 들어온 독자들은 곧바로 빠져나가버렸던 것이다.

이런 문제점을 발견한 뉴욕타임스 편집진은 곧바로 조치를 취했다. 메트로 섹션 쪽에도 올림픽 관련 기사와 연결되는 경로를 만든 것. 덕분에 초바니 요구르트 기사를 보러 들어온 독자들이 다른 올림픽 관련 기사를 계속 읽기 시작했다. 막다른 링크가 뚫린 것이다.

NYT 패키지 전략 3단계 – “모든 기사에 적용하라”

요즘 뉴욕타임스른 패키지 매퍼를 전체 기사로 확대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 NYT.com내 모든 기사에 대한 패키지 맵을 만들고 있는 것. 모든 기사는 관련된 서 너 개 URL을 중심으로 매 10분마다 패키지 맵을 만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앞으로 이 모든 과정이 뉴스 분석팀을 거치지 않고 자동으로 돌아가도록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이게 제대로 작동되면 데스크들이 매 10분마다 그려지는 패키지 맵을 보면서 막힌 길을 뚫어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자, 한번 따져보자. 대부분의 한국 매체들은 관련 기사를 잔뜩 붙여 준다. 포털에 기사 전송할 때는 ‘관계도 없는 선정적인 기사들’을 관련기사로 붙여놓는다. 물론 이렇게 할 경우 제목에 혹해서 그 기사를 누르는 사람은 꽤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다음엔? 그 기사가 (NYT 표현을 빌자면) Dead Ends가 돼 버린다.

또 한 가지. 큰 사건이 발생하면 그날 쓴 기사를 전부 붙여 놓는다. 그리곤 할 일 다했다고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관련 기사로 붙여놓은 것들이 얼마나 트래픽을 몰아오는지, 또는 트래픽을 막고 있지는 않은 지, 한번도 고민해보지 않은 채. 당장 투자하는 게 쉽진 않겠지만, ‘관련성’과 ‘트래픽 유발 기능’에 대해 한번쯤은 더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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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엔트리는 5월 29, 2014에 님이 Media에 게시하였으며 , , , 태그가 지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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