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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버라이즌, 예사롭지 않은 ‘혼잡 공방’


택배 서비스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 곤경에 처한 택배 사업자는 고속도로 혼잡 때문이란 메시지를 서비스 가입자들에게 발송했다. 그러자 고속도로 사업자가 “사안을 호도하지 말라”고 맞섰다. 택배 서비스 차량이 가는 길이 고속도로 밖에 없냐는 것. 고속도로에서 빠져나간 뒤 지방도로에서 밀릴 수도 있고, 택배 수령할 사람이 집을 비워서 배달이 지연됐을 수도 있는 데, 왜 고속도로 탓만 하냐고 반박했다.

스트리밍 서비스업체인 넷플릭스와 미국 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이 요즘 벌이는 공방이 딱 이런 모양새다.

일단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부터 한번 살펴보자. 넷플릭스는 최근 서비스 속도가 떨어지는 고객들에게 “버라이즌 네트워크 폭주 때문”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망사업자가 망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걸 은근히 부각시킨 것. 이 같은 사실은 복스 미디어의 디자이너인 유리 빅토르가 트위터에 올리면서 널리 알려지게 됐다.

그러자 버라이즌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곧바로 넷플릭스에 중지명령(cease and desist) 요구서를 발송했다. 버라이즌은 이 서한에서 넷플릭스 측에 망 품질 관련 메시지 발송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버라이즌은 또 “넷플릭스는 이 서한을 받은 지 닷새 이내에 (망 품질 관련)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망 품질관리 책임 공방 벌이는 두 회사 

이번 공방을 이해하기 위해선 넷플릭스가 컴캐스트, 버라이즌 등과 체결한 상호접속 계약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2월 컴캐스트에 이어 최근엔 버라이즌과 상호접속계약의 일봉인 피어링계약을 체결했다. 자사 콘텐츠 전송네트워크와 망사업자 간 네트워크 연결 지점을 좀 더 원활하게 하기 위해 추가로 접속료를 지불한 것이다.

“서비스 속도가 떨어졌다”는 고객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계약을 체결하긴 했지만 넷플릭스는 내심 불만이 많았다. 컴캐스트 같은 망사업자들이 고의로 상호접속 지점의 혼잡을 초래한 뒤 추가 접속료를 뜯어냈다는 것이다. 실제로 넷플릭스가 컴캐스트와 상호접속 계약을 체결하자마자 동영상 스트리밍 속도가 몰라보게 빨라져 이 같은 의구심에 힘을 실어줬다.

넷플릭스는 이번엔 한 발 더 나갔다. 망 전송속도를 테스트한 뒤 자사 가입자들에게 공지문을 보낸 것.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넷플릭스는 “가입자들에게 (서비스 상태를) 알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망사업자인 버라이즌이 곧바로 금지요구서한을 발송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당연히 책임 공방에도 가세했다. 버라이즌은 “넷플릭스도 잘 아다시피 인터넷 트래픽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매우 많다”고 주장했다.

이를테면 ▲넷플릭스와 고객간의 연결 지점 ▲넷플릭스와 망 사업자간의 연결지점 ▲가입자 집안의 인터넷 사정 등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는 망 사업자의 네트워크 탓으로 돌리면서 사안을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 버라이즌의 주장이다.

망중립성 여론경쟁 본격적으로 불붙는가 

물론 넷플릭스는 이번에 보낸 건 ‘테스트 메시지’일 뿐이라고 눙치고 있다. 네트워크 운영 실태를 조사한 뒤 속도 저하 이유를 탐지하는 테스트란 얘기다. 하지만 내심 망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의 상호접속 지점에 대한 이슈를 제기하려는 의도가 강하다.

사실 넷플릭스와 버라이즌의 공방은 같은 이슈를 서로 다른 각도에서 얘기하는 격이다. 굳이 비유하자면 고속도로와 지방도로 사업자가 연결지점의 교통 혼잡 문제를 놓고 서로 상대방 책임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넷플릭스는 자체 콘텐츠 전송망을 보유하고 있다. 이 전송망을 버라이즌의 네트워크와 원활하게 연결하기 위해 상호접속료를 지불하는 계약을 맺었다.

문제는 FCC가 추진하는 망중립성에는 망 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간 연결 지점은 해당 사항이 없다. 톰 휠러 FCC 위원장이 망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 간 피어링 관행도 조사할 의향은 있다고 밝히긴 했지만 당장 망중립성의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 FCC 입장에서도 컴캐스트 같은 망 사업자와 싸우기에도 버거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결국 넷플릭스는 지금 상황에선 혼자 싸우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택한 방식이 일반 소비자들의 여론을 환기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최저 기준을 높이겠다는 FCC나 망 혼잡 경고 메시지를 발송한 넷플릭스. 둘 모두 케이블 사업자들을 상대하기 위해 ‘소비자 여론’을 환기하는 쪽을 택했다. 과연 이들의 전략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올 한 해 내내 계속될 현란한 두뇌 싸움을 기대를 갖고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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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엔트리는 6월 6, 2014에 님이 Tech에 게시하였으며 , , , , 태그가 지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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