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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 함대 스페인 몰락, 알고보면 이변 아니다


‘무적함대’ 스페인이 20145 브라질 월드컵에서 딱 두 경기만에 나가 떨어졌다. 스페인은 티키타카 전법으로 최근 5년 동안 세계 최강으로 군림했다. 2008년 유로 2008부터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그리고 유로 2012까지 메이저 3개 대회를 연속으로 싹쓸이했다. 지금까지 어떤 팀도 이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적은 없다. 이런 팀이 예선 딱 두 경기만에 탈락했으니 분명 이변이다. 우리도 이럴진대 스페인 국민들은 오죽 할까?

자, 그런데 전 대회 우승팀이 예선에서 탈락하거나 부진한 게 이번만 있는 일일까? 데이터저널리즘 전문 사이트 FiveThirtyEight에 게재된 Defending World Cup Champions Keep Flaming Out란 기사에 따르면 그게 일반적이라고 한다. 지금 같은 승점 제도(승리팀 3점, 무승부 1점)가 확립된 1994년 월드컵 이후엔 늘 그랬다고. 이 기사 재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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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한번 살펴보자. 일단 이 기사엔 ELO 랭킹이란 게 나온다. FIFA 랭킹의 허점을 보완한 게 바로 ELO 랭킹이다. 이길 때만 점수가 올라가는 피파랭킹과 달리 ELO 랭킹은 이기면 점수가 올라가고 지면 내려간다. 랭킹이 아주 떨어지는 팀과 경기에서 지면 감점 폭이 더 크다. 당연히 랭킹 낮은 팀이 굉장히 랭킹 높은 팀과 해서 이기면 점수가 확 올라간다. 기본 점수 800점을 준 뒤에 이런 기준으로 점수를 매기기 때문에 피파 랭킹보다는 더 객관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참고로 피파랭킹은 이길 때 점수가 올라가고 감점은 없다. 또 대회에 따라 가산점이 붙는다. 이를테면 월드컵은 X2다. 대륙별로도 가산점이 있다. 유럽 팀하고 경기해서 이기면 점수가 확 올라간다. 또 감점이 없기 때문에 단기간에 많은 경기를 하면 랭킹이 확 오르게 돼 있다.)

다시 이 기사로 돌아가보자. FiveThirtyEight가 월드컵 개막전 예상한 스페인의 예선 승점은 5.9점이었다. 최소 1승2무(승점 5)에서 2승1패(승점 6) 사이 성적이 가능하다는 예상이다. 저 정도 성적이면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예선은 무난히 통과한다. 하지만 두 경기 모두 패하면서 이젠 기대 승점이 2.2점으로 떨어졌다. (굳이 해석해보자면 마지막 경기 이길 확률이 60%이상 된다는 전망이다.) 그렇더라도 당초 기대보다는 3.7점이나 낮은 결과다.

FiveThirtyEight는 이번엔 1994년 이후 전 대회 우승팀을 대상으로 승리 예상 모델을 한번 적용해 봤다. 물론 ELO 랭킹을 토대로 한 것이다. 그 결과가 바로 아래 있는 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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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를 보는 방법은 간단하다. 1994년 독일팀의 예상 승점은 6.8점. 그런데 당시 예선 C조에 편성됐던 독일은 2승1무로 승점 7점을 기록했다. 참고로 당시 한국도 독일과 같은 조에 편성돼 있었다. 기억하겠지만 당시 한국팀은 클리스만이 버틴 독일에 3대2로 아깝게 졌다. 지금 대표팀 감독인 홍명보 선수가 멋진 프리킥 골을 넣은 게 지금도 기억에 선하다.

이런 기준을 적용하면 그나마 1994년 독일과 2006년 브라질 정도가 대회 개막 전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을 냈다. 2006년 대회에서 브라질은 크로아티아,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세 팀을 모두 물리치고 승점 9점을 획득했다. 하지만 브라질은 8강전에서 프랑스에 1대 0으로 지면서 짐을 쌌다. 1994년 독일은 어떻게 됐을까? 독일 역시 16강을 통과한 뒤 8강전에서 스토이치코프가 있던 불가리아에 2대 1로 패배했다.

예선 성작만 보면 기대에 못 미쳤지만 (현재 승점 제도가 적용된 1994년 이후) 전 대회 우승팀 성적이 가장 좋았던 건 1998년 브라질이다. 1998년 브라질은 예선에서 2승1패를 기록한 뒤 토너먼트에선 계속 승리했다. 결국 결승전까지 진출해 지네딘 지단이 버티고 있는 프랑스와 격돌했다. 결과는 다 아는 대로 프랑스의 3대 0 완승. 지단이 절정의 기량을 보인 반면 당시 브라질 에이스였던 호나우두는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했다.

전대회 우승팀 중 최악의 성적은 2002년 월드컵 당시 프랑스 팀이다. 겨우 1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승점 1점. 마지막 경기엔 부상 중이던 지단까지 나와서 안간힘을 다했지만 덴마크에 2대 0으로 완패했다. 지난 대회 이탈리아 역시 2무승부를 기록한 뒤 마지막 경기에서 슬로바키아에 3대2로 지면서 짐을 쌌다.

옆으로 많이 샜다. 통계란 관점으로 보면 스페인의 탈락은 놀라운 일이 아니란 얘기다. 전대회 우승팀은, 적어도 1994년 이후론 예선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총 6번의 대회 중 2번 정도만 기대에 부응하는 성적이 나왔다. 한번은 기대에 살짝 못 미쳤고, 나머지 세 번은 얼토당토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럼 왜 이런 현상이 생긴 걸까? 이 기사는 그 부분에 대해선 아무 것도 말해 주지 않는다. 통계란 게 원래 그렇다. 대부분 결과론이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것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월드컵 직전 대회 우승팀은 그 후 몇 년 동안 그 멤버 그대로 뛰기 때문에 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게 4년 뒤까지 지속되긴 쉽지 않다는 거다. 2, 3년 정도 최강 자리를 지키다보면 선수들도 매너리즘에 빠지고, 또 각국의 집중 타깃이 돼 전력도 완전 노출된다. 당연한 얘기지만 선수들 역시 나이가 들면서 기량이 떨어지게 된다.

FiveThirtyEight은 기사 끝부분을 이렇게 마무리하고 있다. 아, 참고로 FiveThirtyEight는 2012년 미국 대선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해서 화제가 됐던 네이트 실버가 만든 뉴스 사이트다.

It’s not clear why this is happening. Is Elo overrating defending champions for some reason? Are these teams overburdened by the weight of expectations? Or is this just an unlucky streak in the small sample of six tournaments? Theories will abound, but one thing is for sure: When it comes to meeting pre-tournament expectations, it’s rarely paid to be a defending World Cup champion in recent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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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엔트리는 6월 21, 2014에 님이 Tech에 게시하였으며 , , , 태그가 지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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