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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왜 ‘라디오계의 판도라’를 인수할까


자료 두 가지만 먼저 살펴보자. 우선 애플의 온라인 서비스 매출 비중. 2011년 1분기 애플의 온라인 서비스 중 아이튠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육박했다. 하지만 이후 꾸준히 감소한 끝에 올 들어선 50%를 간신히 웃도는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그 빈자리는 앱스토어가 채워나갔다. 이게 애플의 첫 번째 고민이다.

애플 온라인 서비스

다음으론 또 다른 시장 조사 자료를 한번 살펴보자. 미국 닐슨(Nielsen)이 발표한 1분기 디지털 음반 시장 동향 자료다. 우선 눈에 띄는 건 1분기 디지털 음반 판매량이 13% 이상 감소했다는 부분이다. 하지만 디지털 음악 시장 전체로 따지면 오히려 3.9% 증가했다. 음반 다운로드 판매가 줄어든 대신 스트리밍 이용자들이 크게 늘어난 때문이다.

애플의 고민은 바로 이 부분에서 시작된다. 애플은 2000년대 초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을 내놓으면서 디지털 다운로드 장터인 아이튠스를 함께 선보이면서 멋진 생태계를 만들어냈다. 지지부진하던 유료 디지털 음반 시장을 확실하게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곡당 판매라는 새로운 영역을 멋지게 개척한 덕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시장 상황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닐슨 자료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이젠 사람들이 다운로드보다는 스트리밍 쪽에 좀 더 관심을 갖기 시작한 때문이다. (음악 뿐 아니다. 앞으로 영화 시장 역시 이런 쪽으로 진화해나갈 가능성이 굉장히 많다.)

에디슨 리서치의 또 다른 자료를 봐도 변화된 상황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이제 미국인의 절반 가량이 온라인 라디오를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자동차와 온라인 라디오가 결합될 경우엔 이런 성장세가 훨씬 더 가속화될 가능성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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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스트리밍 강화법 1- 비츠 

애플도 이런 부분에 대해선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지난 9월 아이튠스 라디오 서비스를 선보였다. 그런데 이게 생각만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아래 첨부한 자료를 한번 살펴보시라. 판도라가 청취율 31%를 기록한 반면 아이튠스 라디오는 8%에 머물렀다.

물론 이 조사를 한 에디슨리서치는 아이튠스 라디오가 2013년 9월 첫 선을 보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약진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 입장에선 멀찍이 앞서 있는 판도라와의 격차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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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배경을 깔고 보면 애플의 최근 행보를 이해할 수 있다. 얼마전 애플은 비츠 뮤직을 30억 달러에 인수했다. 초대형 인수를 좀처럼 하지 않던 애플에겐 예외적 행보가 아닐 수 없다. 잘 아는 것처럼 비츠는 전설적인 아티스트 닥터 드레와 유니버설 뮤직그룹 인터스코프 부문 회장인 지미 아이빈이 공동 설립한 회사다.

이 회사의 강점은 크게 두 가지. 하나는 닥터드레 헤드폰을 비롯한 오디오 액세서리다. 애플의 명품 이미지와 잘 들어맞기 때문에 당장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 애플이 30억 달러란 거액을 쏟아부었을 리 없다. 그 다음으로 애플이 노린 것이 바로 스트리밍 서비스 강화였다.

물론 비츠가 당장 스트리밍 쪽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업체는 아니다. 가입자 20만 남짓한 중소업체에 불과하다. 하지만 애플과 비츠를 결합할 경우엔 얘기가 달라진다. 애플이 비츠를 인수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주목했던 건 그 때문이었다.

애플의 스트리밍 강화법 2- 스웰

천하의 애플이라고 해도 기존 시장을 확 바꾸는 건 말처럼 쉽진 않다. 아이팟과 아이폰, 아이패드를 본 사람들에게 이런 얘기가 공허하게 들릴 지 모르겠다. 하지만 한번 따져보시라. 아이팟과 아이폰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애플 특유의 생태계 조성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남들이 전혀 신경쓰지 않던 소프트웨어 쪽을 공략하는 전략, 다시 말해 기존 시장의 문법과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면서 전장터를 아예 옮겨놨다.

그런데 스트리밍 서비스 쪽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여긴 어느 정도 정착돼 있는 시장이다. 판도라를 비롯한 주요 업체들은 경쟁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아이폰 출시 초기 하드웨어 자랑만 일삼았던 통신업체들과는 사정이 조금 다르단 얘기다.

이런 배경을 깔고 바라보면 애플이 스트리밍 콘텐츠 앱인 스웰(Swell)을 인수한 배경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애플의 스웰 인수 소식은 리코드가 단독 보도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됐다.

스웰을 만든 콘셉트(Concept)는 아직 신생 기업이다. 기업가치도 1900만 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그런데 애플은 3000만 달러나 지불하면서 손에 넣었다.

일단 스웰은 개인 맞춤형 서비스 쪽에 강점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현지에선 ‘토크 라디오 계의 판도라’로 불린다고 한다. 대충 이런 방식이다. 어떤 사람이 노래를 들으면 거기에 맞춰 관심있을 만한 곡을 추천해준다. 팟캐스트 쪽도 커버한다. (난 스웹 얘기를 들으면서 한 때 아이패드용 인기 뉴스앱이었던 자이트 생각이 났다. 내가 지금까지 본 최고 뉴스 앱. 하지만 지금은 플립보드에 인수된 뒤 사라지고 없다. 자세한 얘기는 플립보드-자이트가 미디어의 미래 모습일까? 를 참고하시라.)

개인 맞춤형 오디오 뉴스도 추천해준다고 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스웰은 NPR, TED 토크, 하버드 비즈니스리뷰 등에서 관련 소식들을 큐레이션 해준다고 한다. 판도라와 비슷한 방식이다.

그런데 더 눈에 띄는 부분은 따로 있다. 판도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스웰은 자동차 쪽에 최적화돼 있다고 한다. 이어지는 설명은 판도데일리를 직접 인용하는 것이 좋겠다.

That matters because some believe, as was the case with products like SiriusXM, that the automobile is an important gateway for increasing widespread adoption of subscription services like Spotify.

자, 이쯤 되면 이번 인수가 상당히 흥미롭지 않은가? 비츠를 손에 넣으면서 스트리밍 서비스 꼴을 갖춘 애플은 스웰 인수로 개인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이젠 본격적인 진격만 남은 셈이다. 이래 저래 애플이 온라인 스트리밍 음악 시장에서 어떤 행보를 보여줄 지 엄청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참고로 애플은 콘셉트 인수 이후 곧바로 스웰 앱은 폐쇄할 예정이라고 한다. 전형적으로 인수-고용(acqu-hire) 방식이다. 이것 역시 잡스 시절엔 볼 수 없던 팀 쿡의 새로운 면모 같아서 관심이 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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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엔트리는 7월 29, 2014에 님이 Tech에 게시하였으며 , , , , 태그가 지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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