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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 창업자 방향선회 “토픽 중심 뉴스로 승부”


최근 들어 ‘작지만 강한 사이트’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소수 정예로 운영하기 위해선 이것 저것 다 다루는 건 한계가 있다. 리코드, 더버지를 비롯한 핵심 IT 뉴스 사이트들은 대부분 ‘소수정예형’ ‘작지만 강한 사이트’들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특정 주제만 다루면서도 엄청난 영향력을 자랑하는 사이트들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게 시리아 관련 뉴스만 다루는 시리아 디프리(Syria Deeply)다. 예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특허 전문 사이트 포스페이턴츠도 그 분야에선 나름 알아준다. 미국 대법원 전문 사이트인 SCOTUSblog 역시 특정 주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뉴스 사이트의 대표 주자다.

피에르 오미다르 이베이 창업자. [사진=위키피디아]

피에르 오미다르 이베이 창업자. [사진=위키피디아]

옴니버스형 대신 토픽 중심 공략 선언한 오미다르

피터 오미다르란 이름을 혹시 기억하는가? 이베이 창업자로 유명한 인물. 그렇게 사업해서 번 돈으로 멋진 언론을 만들어보겠다고 선언하면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해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2억5천만 달러에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할 때 같은 돈을 투자해서 새로운 미디어 만들겠다고 선언한 인물이다.

실제로 오미다르는 미국 국가안보국(NSA) 사찰 특종을 한 글렌 그린왈드 가디언 기자와 함께 인터셉트란 미디어를 만들었다. 그 이후 다양한 모색을 하던 오미다르가 퍼스트 룩 미디어 공식 블로그에 글을 하나 올렸다.

이 글에서 오미다르는 현재 퍼스트 룩 미디어 직원이 25명이며, 연말까지 두 배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등의 얘기를 전해준다. 그런데 더 관심을 끄는 얘기는 퍼스트 룩 미디어의 방향 전환과 관련된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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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옴니버스형 사이트를 만드는 대신 특정 토픽 중심 뉴스 사이트를 여러 개 실험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애기다. 그 부분을 직접 옮겨보자.

…rather than building one big flagship website, we’ve concluded that we will have greater positive impact if we test more ideas and grow them based on what we learn. We are unwavering in our desire to reach a mass audience, but the best way to do that may be through multiple experiments with existing digital communities rather than trying to draw a large audience to yet another omnibus site…

오미다르는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저널리즘 모델”을 만들고 싶어한다. 그런데 옴니버스형으론 그게 쉽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을 했다고 주장한다. 차별화하는 것도 힘들 뿐더러, 특별한 장점을 부각시키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그럼 어떻게 하겠다는 걸까? 역시 오미다르의 글을 그대로 인용하는 게 좀 더 정확할 것 같다.

We’ll test an approach to journalism that starts with being part of well-defined communities of interest, understanding the people in them and serving their needs and aspirations in new ways. The digital world gives us unprecedented opportunities to meet this vision.

한 마디로 ‘well-defined communities of interest’를 공략해나가겠다는 것. 다시 말해 주제를 좁게 잡은 뒤 그 분야 전문 뉴스 사이트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얘기인 셈이다. 앞에서 거론했던 시리아 디프리나 포스페이턴츠 같은-물론 접근 방법은 다르겠지만-사례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오미다르의 ‘공동체 공략 작전’ 어떻게 봐야 할까?

피터 오미다르는 처음 저널리즘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종합지’ 형태의 매거진을 염두에 뒀다. 하지만 9개월 여 동안 준비를 하면서 그 방향이 크게 실효성은 없을 것 같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이런 방향 전환에는 이론적 자문을 해주고 있는 제이 로젠 뉴욕대 교수의 조언도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제이 로젠은 오미다르가 잡은 새로운 방향이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일치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그 중 한 부분을 인용한다.

 That’s my advice to individuals starting in journalism. Get yourself into a journalistic situation, first. A “journalistic situation,” as I define it, is when a group of people who share a common interest are actually depending on you for news. From there the rest will flow. What you learn by trying to provide a living community with news instructs you in what to try next.

처음 매체를 시작할 때는 ‘이해 관계를 공유하는’ 일군의 사람들이 의존함직한 뉴스를 만드는 게 좋다는 조언이다. 오미다르의 방향 전환 이유에 대해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제이 로젠의 조언이 마음을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많다.

기가옴의 매튜 잉그램 기자는 오미다르의 전략이 ‘실시간 저널리즘 실험 랩’을 연상케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퍼스트 룩 미디어가 어떤 모양으로 나올 지에 대해 상당한 흥미를 느낀다고 밝혔다.

시리아 전문 뉴스 사이트 Syria Deeply.

시리아 전문 뉴스 사이트 Syria Deeply.

나 역시도 궁금하다. 처음엔 탐사 전문 매체를 떠올렸다가, 이내 다양한 영역을 다루는 종합지 영역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토픽 중심 뉴스’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걸 보면, 오미다르 같은 억만장자에게도 ‘미디어 혁신’이란 게 말처럼 쉬운 건 아닌 모양이다.

하지만 토픽 중심 뉴스 사이트를 여러 개 만들겠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건 잘 한 것 같다.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제이 로젠 교수의 부추김이 중요하게 작용했을) 오미다르의 방향 전환에 박수를 보낸다. 투자한 돈만큼 결실을 낼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꽤 중요한 뉴스 매체가 여러 개 등장하는 걸 볼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도 함께 갖게 된다.

[덧글]

나도 앞으로 미디어를 직접 만들 기회가 있다면, 설사 IT 쪽 미디어라 하더라도, 절대로, 모든 걸 다 다루는 건 하지 않을 생각이다. 경쟁력도 없을 뿐더러, 전형적인 고비용 저효율 구조일 터이기 때문이다. 내가 맘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아이템을, 언젠가는, 구체화해보고 싶다.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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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엔트리는 7월 29, 2014에 님이 Media에 게시하였으며 , , , 태그가 지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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