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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퍼블리카, 보도 레시피 공개…”진짜 공공 저널리즘 ”


미국의 탐사 전문 뉴스 사이트인 프로퍼블리카는 지난 6월19일 학교내에서 인권 침해 고발 탐사 기사를 게재했다. 학교들이 육체적, 정신적 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강제 격리 수용하거나 속박, 감금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또 다른 공공 미디어인 NPR과 공동 보도한 이 기사는 미국 정부의 데이터 자료를 이용한 탐사 보도였다.

문제는 학교내 감금, 격리 수용이 연방법이나 주 법에서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는 것. 결국 학교들은 합법 테두리 내에서 장애 학생에 대한 인권 침해를 자행하고 있었던 셈이다. 프로퍼블리카 보도에 따르면 2011년과 2012년 두 해 동안 26만7천회 가량의 불법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프로퍼블리카의 학교내 장애인 인권 침해 보도.

프로퍼블리카의 학교내 장애인 인권 침해 보도.

프로퍼블리카의 통 큰 ‘보도 레시피’ 공개 

여기까지는 그 동안 프로퍼블리카가 일반적으로 해 온 보도다. 그런데 그 다음 부분부터가 눈길을 끈다.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 침해 사태를 각 지역별 언론들에겐 또 다른 관심거리다. 각 지역 언론들이 자기 지역에서 자행된 불법 사례들을 좀 더 깊이 있게 취재할 경우엔 전국적인 이슈거리로 만드는 게 한층 수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로퍼블리카는 ‘통 큰 결단’을 했다. 취재 과정에서 입수한 방대한 자료, 그것도 프로퍼블리카가 공들여 갈무리해 놓은 자료를 원하는 언론사들에게 전부 공개하기로 한 것. 프로퍼블리카는 이를 위해 아예 보도 레시피(reporting recipe)를 만들었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프로퍼블리카의 데이터 스토어에 간단한 이용 조건에 동의만 하면 관련 데이터를 바로 내려받을 수 있다. 이용 조건은 간단하다. 내려받은 자료를 다른 사람들에게 유료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 자료 이용할 때는 프로퍼블리카에서 입수한 자료라는 사실을 명기할 것.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자료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으니 다운받은 사람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지고 확인하라는 것.

프로퍼블리카는 또 이번 주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지역 언론사들을 연결해주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프로퍼블리카 보도 레시피 페이지에는 각 주제별로 지역 언론사들과 어느 정도 연결되었는지도 공지해주고 있다.

프로퍼블리카가 하고 있는 작업은 또 있다. 보도가 나간 뒤 학교 내 각종 불법 감금 사례에 대한 제보를 받고 있다. 이 부분도 연결해주고 있다. 즉 추가 취재원과 개별 언론사를 연결해주고 있는 것. 니먼 저널리즘랩 보도에 따르면 콜롬비아 트리뷴은 이미 프로퍼블리카 자료를 토대로 관련 보도를 했다.

비영리 공공 저널리즘이기에 가능했던…

사실 이번 사안은 프로퍼블리카 혼자서 시리즈로 보도할 수도 있다.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각 지역별로 나눠서 후속 보도를 계속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프로퍼블리카는 ‘독점 기사’ 보다는 ‘이슈 확산’ 쪽을 택했다.

학교내 인권 침해 사례를 동시 다발적으로 다룰 경우 훨씬 더 파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한 애기지만 장애학생에 대한 인권 침해를 엄격하게 금지하는 법을 제정하도록 해 다시는 이런 사태가 일어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이번 공조 작업은 프로퍼블리카가 비영리 언론사였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혼자서 그 이슈를 계속 다루거나, 그도 아니면 관련 자료를 유료 제공하는 등의 수익 모델을 고민했을 터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사례는 상당히 부럽다. 공공 저널리즘 기관이 공익을 위해 자신들이 힘들게 입수하고, 또 정리한 자료를 아무런 대가 없이 언론사들과 함께 나누는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 없다. 내가 이 아침에 프로퍼블리카의 ‘보도 레시피’ 얘기를 흥분하면서 옮기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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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엔트리는 8월 6, 2014에 님이 Media에 게시하였으며 , , 태그가 지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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