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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의 또 다른 혁신…’옛날 기사’ 추천 서비스


몇 년전에 ‘분류의 역사'(원제: Glut)란 책을 번역한 적 있다. 당시 번역하면서 “인류의 역사는 곧 분류의 역사’란 생각을 했다. 또 분류는 권력이요, 철학이며, 좀 더 처절하게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란 생각도 했다.

물론 현대로 넘어오면 분류는 지식을 체계적으로 전달하는 핵심 패러다임 역할까지 떠맡게 된다. (분류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란 말이 살짝 이해가 안 되는 분? 원시시대 종족들의 생존을 위한 첫 걸음은 분류에서 시작됐다. 먹을 수 있는 음식, 먹으면 안 되는 음식, 위험한 동물, 그렇지 않은 동물 등등.)

인터넷에서도 분류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마존이나 넷플릭스 같은 선진적 기업들의 추천 기능은 전부 분류를 토대로 한 서비스다. 허핑턴포스트나 복스처럼 관련 기사 추천 기능이 뛰어난 미디어들 역시 따지고 보면 전부 분류의 제왕들이다.

뉴욕타임스의 타임스머신 서비스.

뉴욕타임스의 타임스머신 서비스.

뉴욕타임스의 또 다른 실험 

뉴욕타임스가 제공하는 TimesMachine이란 서비스가 있다. 지난 2008년 구글과 손잡고 오픈한 타임스머신은 일종의 옛날 신문 PDF 서비스다. 물론 유료 서비스다. 일반 독자들은 그날치 옛날 신문만 볼 수 있다. 오늘은 50년 전인 1964년 8월6일자 신문이 올라와 있다.

그런데 뉴욕타임스는 최근 타임스머신에 살짝 손을 댔다. 그런데 그게 ‘신의 한 수’가 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뉴욕타임스 인덱스(New York Times Index)와 연결해주는 검색 기능을 집어넣은 것이다.  디애틀랜틱은 겉으로 보기엔 사소해 보이는 뉴욕타임스의 이번 조치가 실제론 큰 변화를 몰고 올 가능성이 많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 인덱스’는 1913년 이후 100년 동안 게재된 모든 기사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해 놨다. 지금도 수 십 명의 전문인력들이 ‘옛날 기사’들을 읽으면서 키워드를 붙여주고 있다.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에서 얘기했던 ‘에버그린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타임스머신에서 인덱스 기능을 실행한 모습.

타임스머신에서 인덱스 기능을 실행한 모습.

인덱스에서 특히 눈에 띄는 건 관련 용어 추천 기능이다. 그런데 이게 구글이나 아마존처럼 다른 사람들이 많이 검색한 용어를 추천해주는 게 아니라, 자체 분류를 토대로 추천해준다고 한다. 다시 말해 검색한 옛날 기사와 관련성이 가장 높은 것을 추천해주는 것이다.

애틀랜틱은 이에 대해 “추천기능이 없었더라면 찾아보지 않았을 사건들 간의 연결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애틀랜틱은 또 타임스머신은 ‘맥락 기계(context machine)’라고 평가했다. 그 부분을 직접 인용한다.

TimesMachine is, in other words, a context machine. And it’s a historical record designed to be used, not just saved. The archive now delivers groupings of search terms, related articles, and plenty of clues that hint at how those topics may have been received over time.

정보 축적보다 더 중요한 건 정보 분류

남의 나라 남의 신문 얘기는 여기까지만 하자. 내가 3년 쯤 전 프리미엄 콘텐츠를 잠깐 고민한 적 있다. 아니, 실제로 좀 만들어보기도 했다. 지난 번에도 얘기했던 것처럼 각종 IT 통계자료를 정리하는 작업, 그리고 두고 두고 읽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작업이었다.

그런데 데이터를 정리해서 쌓아놓다 보니까 한 가지 문제가 대두됐다.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편리하고 직관적인 검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그게 돈이 많이 드는 작업이란 점이었다. 제대로 수익도 나지 않은 일에 돈을 투자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결국 몇 개월 정도 데이터를 쌓다가 포기한 경험이 있다.

지금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짧게는 10여 년, 길게는 100여 년 열심히 쌓아둔 기사를 그냥 방치하고 있다. 아니, 제대로 활용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그게 돈이 안 된다는 거고, 또 (전문 연구자 외에는) 지금도 뒤져볼만한 가치가 있는 콘텐츠가 별로 없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현재 그나마 제대로 된 아카이브는 네이버 정도가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제대로 사용해보지 않았서 키워드 추천 같은 맥락화 작업이 얼마나 제대로 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뉴욕타임스가 체계적인 아카이브 분류와 검색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 막강한 아카이브 서비스는 역사가 쌓인 언론사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기 때문이다. 에버그린 콘텐츠라는 건 멀리 있는 게 아니다. 갖고 있는 DB를 잘 활용하는 것 역시 뛰어난 에버그린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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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엔트리는 8월 8, 2014에 님이 Media에 게시하였으며 , , , 태그가 지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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