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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즈피드 “WP 3배-NYT 절반” 평가, 타당할까


8억5천만 달러!

지난 해 제프 베조스가 워싱턴포스트를 매입한 가격(2억5천만 달러)의 세 배가 넘는 수준. 11일 현재 뉴욕타임스 시가 총액(18억8천만 달러)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 버즈피드가 실리콘밸리 대표 VC 앤드리센 호로위츠 등으로부터 5천만 달러 투자를 받으면서 평가받은 기업 가치다.

과연 이게 타당한 가격일까? 한번 따져보자.

우선 뉴욕타임스와 비교. 뉴욕타임스는 직원 3천500명에 지난 해 매출 16억 달러에 이른다. 반면 버즈피드는 최근 급격히 늘긴 했지만 직원 규모 550명 수준에 불과하다. 매출은 올해 1억 달러를 웃돌면서 겨우 수익을 내는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버즈피드는 언론사란 잣대로 볼 경우엔 엄청나게 높은 평가를 받은 셈이다. 지난 해 매각된 워싱턴포스트 뿐 아니라 전통 언론 최고봉인 뉴욕타임스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평가다.

버즈피드 창업자 조나 페레티. [사진=위키피디아]

버즈피드 창업자 조나 페레티. [사진=위키피디아]

이번엔 눈을 다른 쪽으로 돌려보자. 버즈피드와 비교적 성격이 유사한 허핑턴포스트와 비교해보자. 버즈피드 창업자인 조나 페레티는 3년 전엔 허핑턴포스트를 AOL에 매각했다. 매각 가격은 3억1천500만 달러로 버즈피드 가치 평가액의 3분의 1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매각 당시 허핑턴포스트의 매출은 3천만 달러. 직원 200명에 월간 방문자 2천500만명이었다. 버즈피드 올해 예상 매출(1억 달러)과 직원 수(550명), 월간 방문자 수치(1억5천만 명)와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란 계산이 나온다.

굳이 얘기하자면, 버즈피드는 허핑턴포스트의 SNS 버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선 판도데일리가 잘 분석했다. 그 부분을 직접 옮겨보자.

Buzzfeed was always like a new version of Huffington Post, only one that used sharing instead of SEO, and one that monetized through native ads versus banners. Huffington Post and BuzzFeed co-founder Jonah Peretti was clear that a reliance on SEO and banners were the two ticking time bombs he saw at HuffPo that he wanted to correct for with his new venture.

무슨 얘기인가? 검색엔진최적화(SEO)와 배너 광고를 양대 무기로 활용했던 허핑턴포스트를 네이티브 광고와 SNS 공유 버전으로 바꾼 게 버즈피드란 얘기다.

높은 평가 받기 힘든 언론사 모델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버즈피드가 엄청나게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언론사 모델과 비교할 때 얘기다. 실리콘밸리의 IT 벤처들과 비교하면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은 건 아니다. 올들어 구글, 애플, 페이스북에 각각 인수된 네스트(32억 달러), 비츠(30억 달러), 오큘러스(20억 달러)와 비교하면 헐값에 가깝다.

왜 그럴까?

당연한 얘기지만 언론사는 전형적인 ‘고비용 저효율 구조’다.  리/코드가 분석한 것처럼 언론사는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 돈을 주고 직원을 고용해야 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판매/영업을 위해서도 역시 돈 주고 직원을 고용하는 모델이다.

버즈피드 직원 수가 550명에 이르는 것도 그 때문이다. 뉴욕타임스에 비해선 턱 없이 부족하지만, 실리콘밸리의 다른 스타트업들에 비해선 엄청나게 많은 수준이다. 당연히 인건비 비중도 높을 수밖에 없다.

여기서 잠시 한 때 인기를 끌었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란 책을 떠올려보자. (개인적으론 굉장히 싫어하는 책이긴 한다.) 그 책 저자는 부자 아빠란 “자고 있는 도중에도 돈이 들어오는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하루라도 몸을 굴리지 않으면 수입이 들어오지 않는 나 같은 사람은 전형적인 가난한 아빠인 셈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언론사는 전형적인 가난한 아빠 모델이다. 뭔가를 생산하고 만들기 위해선 전부 돈을 주고 직원을 고용해야 하는 구조. ‘소셜 바이럴’이란 ‘부자 아빠’ 구조로 출발했던 버즈피드조차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선 고급 인력들을 채용해야만 하는 게 바로 언론사 모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버즈피드의 시장 가치 8억5천만 달러에서 적잖은 의미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결론이 자연스럽게 도출된다. 무슨 얘기인가? 돈 냄새 잘 맡는 앤드리센 호로위츠가 버즈피드를 보는 시각이 어떤 지를 알 수 있단 얘기다. 단순히 인기 있는 미디어로 평가했다면 절대로 그 정도 금액을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란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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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즈피드,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어제 나는 버즈피드, 투자받은 500억원으로 뭘할까 란 글을 썼다. 그 글에서 난 버즈피드가 콘텐츠 영역을 확장함과 동시에 버즈피드 모션 픽처스를 중심으로 동영상 콘텐츠 쪽에 공을 들일 것이라고 썼다. 동영상 광고 매출, 특히 네이티브 광고 쪽을 강화하려는 복안이란 얘기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관점에서 보면 수익을 내는 것 못지 않게 또 다른 과제가 남아 있다. 덩치 큰 거대 미디어가 과연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같은 모습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냐는 부분이다. 다시 말해 미디어 시장의 혁신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냐는 부분이다.

왜 그럴까? 어차피 미디어 모델이 올리는 수익은 실리콘밸리 VC들이 보기엔 보잘 것 없는 수준이다. 세계 최고 언론사 뉴욕타임스의 지난해 매출이 겨우 16억 달러 수준인 걸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 동안 버즈피드의  성공 모델은 두 개였다. 하나는 소셜 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바이럴 효과. 또 하나는 매출의 절대 부분을 차지하는 네이티브 광고. 그런데 둘 모두 장기 전망이 그다지 밝은 편은 못 된다. 어제 글에서도 지적했던 것처럼, 소셜 바이럴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이 자사 수익 극대화 위주로 알고리즘을 바꾸면서 콘텐츠 기업들이 바이럴 효과를 기대하기가 갈수록 힘들게 됐다. 트위터 역시 최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네이티브 광고도 마찬가지다. 최근 들어 너나할 것 없이 ‘네이티브 광고’를 외치면서 선점 효과가 많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선 아래 링크한 기가옴 기사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위 기사를 쓴 매튜 잉그램 기자의 지적대로 버즈피드는 앞으로 기술 스타트업의 DNA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타임 같은 거대 미디어 왕국으로 성장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버즈피드가 이 과제를 제대로 해내느냐 여부는 앞으로 실리콘밸리 VC들이 혁신적인 미디어 스타트업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수도 있을 터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타임 역시 초창기에는 버즈피드 같은 콘텐츠 애그리게이터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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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엔트리는 8월 12, 2014에 님이 Media에 게시하였으며 , , , , 태그가 지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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