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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계정 8.5%는 로봇?”…잘못된 인용보도


아침에 커피를 마시다가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발견했다. “트위터 계정 10개 중 한 개는 사람이 아닌 봇 계정”이란 기사였다. 내용은 간단했다. 트위터의 월간 액티브 유저 2억7천만 계정 중 8.5%는 사람이 아닌 로봇이 자동 운영하는 것이란 내용이었다.

깜짝 놀랐다. 저게 사실이라면 트위터에겐 치명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저런 사실을 아무렇지도 않게 공식 발표한 저의가 뭘까 궁금했다. 쓸데 없는 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곧바로 외신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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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기사의 출처. 저 기사를 처음 보도한 것은 쿼츠였다. 쿼츠는 트위터가 미극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문건을 인용해 액티브 계정 2천300만 개가 봇 계정이라고 보도했다. 트위터는 이 문건에서  14% 수준에 달했던 자동 계정이 8.5%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쿼츠의 기사 역시 중대한 오류가 있었다. 트위터가 SEC 제출 문건에서 “automated contacted our servers for regular updates’란 표현을 썼다. 이 부분을 쿼츠는 ‘봇 계정’으로 이해한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은 사실과 달랐다. 그 부분은 기가옴 기사에서 그대로 인용해보자.

Contrary to what Quartz originally reported, this doesn’t mean that more than 20 million of Twitter’s users are all bots, just that those accounts use some kind of external method for accessing tweets — a notification layer built into a phone, for example — as opposed to going to the Twitter website directly or using one of the company’s official mobile apps.

트위터가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기 위해 (트위터) 서버에 자동 접속’한다고 표현한 것은 트위터 사이트나 앱에 직접 접속하지 않고 다른 수단을 이용해 트윗을 보내는 계정이란 의미다. 현재 국내 언론사 중에도 이런 방식으로 자사 기사를 트위터에 자동 송출하는 곳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계정 8.5%는 로봇 계정’이라는 보도를 처음 했던 쿼츠도 현재는 기사를 수정했다.

트위터 자동 계정, 나쁘기만 한 걸까?

트위터 로봇 계정 비율이 높을 경우 왜 문제가 될까? 당연한 얘기지만 광고를 볼 가능성이 0%이기 때문이다. 원래 보도대로 로봇 계정 비중이 10%에 달한다면 적잖은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기가옴은 자동 계정 중 적잖은 것들은 꽤 유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 중 하나로 지적한 것이 소셜플로우를 활용한 자동 업데이트 관행이다. 기가옴에 따르면 현재 상당수 브랜드들은 이용자들이 특정 주제나 제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알고리즘으로 탐지한 뒤 자동으로 관련 트윗을 쏴주고 있다. 이게 일부 사람들에겐 스팸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광고 효과면에선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기가옴의 주장이다.

기가옴은 또 에브리워드(@everyword) 같은 자동 계정도 예로 들었다. 사전에 있는 모든 단어를 하나씩올려주고 있는 이 계정 역시 스팸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또 다른 사람들에겐 굉장한 즐거움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Again, these bots might seem like spam to some, but others (including me) enjoy the randomness they exhibit, and that likely keeps a certain number of users checking and refreshing Twitter. In the end, increasing engagement by actual humans is the number one challenge for Twitter, and if tweets from automated accounts help to do that, whether they are branded tweets or random bits of weirdness, then so much the better for Twitter and its investors.

그래도 남아 있는 논란 

물론 기가옴의 논조에 100% 동의하는 건 아니다. 이유가 어찌됐건, 트위터 같은 서비스에 자동 계정이 많다는 건 이용자들에게 썩 유쾌한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아직까지는 트위터가 자동 접속 계정에 대해 명확하게 공식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에 판단을 유보해야 하는 부분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위터 자동 계정 논란은 적잖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난 이 부분을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생각해봤다. 하나는 외신 인용 윤리 문제. 또 하나는 맥락에 입각해서 숫자를 바라보는 문제.

우선 최초 보도한 미국발 외신 기사는 트위터를 직접 인용한 형식으로 돼 있다. 물론 그랬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황상 인용 보도했을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현지 특파원이 현지 매체를 인용보도할 경우엔 어떻게 처리하는 게 좋을까? 한번쯤 생각해볼 부분이다.

또 하나는 숫자를 해석하는 부분이다. 쿼츠가 트위터의 SEC 제출 문건을 최초 보도할 때는 “로봇 계정이 8.5%나 된다”는 논조였다. 반면 트위터 문건의 논조는 “14%였던 것이 8.5%까지 줄었다”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기자가 보도자료 논조대로 쓸 의무는 없다. 아니, 보도자료는 기업들이 유리한 쪽으로 포장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 허점을 짚어내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건 같은 경우 전체 추이를 감안해서 자료를 해석할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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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엔트리는 8월 13, 2014에 님이 Tech에 게시하였으며 태그가 지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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