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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의 변신은 무죄?


흔히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양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라고들 한다. 우리나라에선 특히 더 그렇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맞팔 강요 문화’ 때문에 트위터도 ‘관계중심적 플랫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트위터는 SNS라기보다는 ‘정보 플랫폼’에 가깝다. 적어도 처음 출범할 땐 그랬다.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지만, 난 트위터에서 ‘맞팔 강요’ 하는 사람들을 무지 싫어한다. 그래서 난 지난 2009년 옥스퍼드 출판부가 올해의 단어로 ‘친구 삭제(unfriend)’를 선정했을 때 기쁜 마음을 담아 칼럼을 쓴 적 있다. 한 동안 연재하던 ‘고전으로 읽는 소셜 미디어’에서도 그 문제를 다뤘다.

팔로우 시스템 바꾸는 트위터 

난 트위터 활용의 첫 걸음은 ‘친구 추가와 삭제’를 자유롭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보 홍수 속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꼭 필요한 정보 중심으로 큐레이션해 나가면서 활용해야 하는 플랫폼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관계지향적인 페이스북과는 다른 트위터 만의 장점이라고 생각해 왔다. 월드컵이나 대형 참사 같은 주요 사건이 발생할 때면 페이스북보다 트위터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도 정보 플랫폼이란 장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트위터가 지난 해 11월 뉴욕 증시에 상장하던 모습. 맨 오른쪽이 딕 코스트로 CEO다. [사진=트위터]

트위터가 지난 해 11월 뉴욕 증시에 상장하던 모습. 맨 오른쪽이 딕 코스트로 CEO다. [사진=트위터]

그런데 트위터가 최근 변신을 꾀하고 있다고 한다. 핵심 알고리즘인 ‘팔로우 시스템’에 손을 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소식은 리드라이트가 이달 초 최초 보도한 데 이어 매셔블이 받아 썼고, 이번엔 디애틀랜틱이 꽤 상세한 분석 기사를 실었다.

자, 일단 기본부터 따져보자. 그 동안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볼 수 있는 글은 크게 다음 세 종류였다.

  1. 내가 팔로잉 하는 사람이 쓴 글
  2. 내가 팔로잉 하는 사람이 리트윗한 글
  3. 광고 트윗 (이건 트위터가 수익 확대를 위해 나중에 추가했다.)

그런데 트위터는 여기에 두 가지를 더 추가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소수 이용자를 대상으로 실험하고 있는 건 크게 두 가지다.

  1. 팔로잉하는 사람이 팔로잉하는 계정의 글
  2. 팔로잉하는 사람이 좋아하거나 관심 글로 선정한 글

무슨 변화인지 이해가 되는가? 트위터가 바뀐 알고리즘을 전면 적용할 경우 타임라인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글들로 넘쳐나게 된다는 얘기다. 애틀랜틱 기사에 따르면 알고리즘 실험 대상인 일부 이용자들은 벌써부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한다.

트위터는 왜 알고리즘을 바꾸려는 걸까?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다르게 접근해야 하는 플랫폼이다. 내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간단하다. 페이스북보다 트위터는 좀 더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는 플랫폼이다. 여기서 관리란 ‘노이즈 제거’를 말한다.

무슨 의미인가? 타임라인을 보다가 지나치게 시끄러운 계정이나, 내가 도움이 안 되는 계정은 바로 바로 ‘언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좀 더 효율적으로 정보를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만 설명을 들은 사람들은 당연히 이런 질문을 던질 것이다. “그런 걸 뻔히 아는 트위터가 왜 저런 짓을?”

곰곰 따져보면 트위터가 왜 하는 지 알 수 있다. 막 입문한, 혹은 트위터 활동을 활발하게 하지 않는 사람들에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번 생각해보시라. 트위터에 가입해서 이 사람 저 사람 팔로잉을 하려고 한다. 그런데 막상 누굴 팔로잉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검색까지 하라는 건, 초보 이용자에겐 너무나 과한 요구다.

그런데 바뀐 알고리즘이 적용되면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 내가 팔로잉한 사람이 팔로잉하거나 좋아하는 계정의 글이라면 공감지수가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트위터의 이번 시도는 ‘집토끼 보단 산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이라고 봐야 한다.

트위터의 성장통은 잘 해소될까

페이스북은 지난 2012년 상장 당시 ‘모바일 수익’이란 비판을 강하게 받았다. 실망한 투자자들의 ‘반란’ 때문에 한 때 주가가 반토막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타임라인 알고리즘을 적극 변경하면서 이젠 모바일 기업으로 거듭나는 데 성공했다.

그런 점에선 트위터도 마찬가지다. 지난 해 11월 화려하게 상장했지만 여전히 고민거리를 안고 있다. 가장 큰 부분은 역시 수익 극대화와 이용자 수 증가다. 여기에도 꽤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유령 계정자들을 액티브 유저로 탈바꿈시키는 것 역시 중요한 고민거리다.

이번 알고리즘 변경 추진은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묘책’일 것으로 풀이된다. 초보자들에겐 이런 저런 글들을 많이 노출해 주면서 선택권을 넓혀주는 게 좋을 터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소극적 이용자를 적극적 소비자로 업그레이드할 수만 있다면 큰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정책 변경은 파워 유저들에겐 ‘성가시게’ 작용할 수도 있다. 쓸데 없는 것들이 자꾸 뜨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트위터도 당연히 이런 부분에 대해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정도 소음 때문에 파워 유저들이 떠나진 않을 것이란 확신을 하지 않았을까?

애틀랜틱의 지적대로 이 정도 변경만으로 트위터 파워 유저들이 대거 이탈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트위터는 처음 등장할 때의 모습과는 멀어도 너무 먼 플랫폼으로 변신해가고 있다. 그리고 이런 변신을 추동한 기본 동력은 ‘철학’이 아니라 ‘경제학’ 적 고려였을 것이다. 정보 플랫폼 트위터를 사랑하던 초기 이용자들은 그 부분이 조금은 씁쓸하게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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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의 변신은 무죄?”에 대한 1개의 댓글

  1. 핑백: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듯 다른 소셜 플랫폼 | Hyper/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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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엔트리는 8월 18, 2014에 님이 Tech에 게시하였으며 , , , 태그가 지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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