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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듯 다른 소셜 플랫폼


요즘 페이스북을 뜨겁게 달구는 화제 거리는 뭘까? 적어도 미국에선  ‘아이스버킷 챌린지’인 것 같다. 마크 저커버그, 빌 게이츠를 비롯한 IT 업계 주요 인사들까지 가세하면서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 달도 안 되는 사이에 1천500만 명 가량이 아이스버킷 챌린지 관련 글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기준으로 보면 미국에서 더 뜨거워야 할 이슈는 따로 있다. 바로 ‘퍼거슨 스캔들’이다. 미국 미주리주에 있는 퍼거슨이란 조그마한 소도시에서 발생한 비무장 흑인 청년 살해 사건이다. 미국 언론들은 벌써부터 ‘제2의 로드니 킹 사건’이 될 조짐이 있다고 우려할 정도다.

아이스버킷 챌린지와 퍼거슨 사태. 이 두 사건은 ‘같은 듯 다른’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플랫폼 성격을 한 눈에 보여주는 잣대가 되고 있다. 무슨 얘기인가?

기가옴 기사에 따르면 트위트 타임라인엔 온통 퍼거슨 사태가 이슈가 되고 있는 데, 정작 페이스북 뉴스피드에선 이 문제 관련 글이 제대로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런 차이가 발생한 근원을 따지고 들어가면 ‘알고리즘 검열’이란 또 다른 이슈에 다다르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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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생부터 다른 페이스북과 트위터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몇 년 사이에 상대방 기능을 많이 흉내내왔다. 트위터는 최근 ‘친구의 친구’ 글까지 보여주도록 하는 알고리즘 변경 실험을 하고 있을 정도다. 페이스북 역시 몇 년 전부터 트위터의 팔로잉 기능을 도입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두 소셜 플랫폼은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 그 차이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트위터가 ‘토픽 중심적’이라면 페이스북은 ‘관계 중심적’ 플랫폼이라고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

처음 입문하면 트위터가 페이스북보다는 사용하기 쉬운 편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리트윗 같은 기능을 활용해 공유하는 것도 더 간단하다. 상대방의 허락을 얻어야 친구가 성립되는 페이스북과 달리 트위터는 그냥 팔로잉만 하면 된다. (물론 페이스북도 팔로잉 기능을 도입했다. 하지만 페이스북 알고리즘의 기본 특성상 팔로잉만 하는 사람들은 제대로 된 관계를 맺긴 힘들다.)

반면 페이스북은 영상이나 사진과 함께 긴 스토리를 나누는 것이 트위터보다는 편리하다. 트위터 역시 180자 한계를 벗고 사진 같은 것들을 올릴 수 있는 여러 방법을 도입하긴 했지만, 태생이 태생이니 만큼 여전히 간략한 정보 공유 쪽에 무게중심이 가 있다.

빌 게이츠가 얼음물을 뒤집어 쓰는 이벤트를 연출하고 있다.

빌 게이츠가 얼음물을 뒤집어 쓰는 이벤트를 연출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알고리즘 필터링’

하지만 미국에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두 이슈를 둘러싼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상반된 모습은 단순히 기본 태생에서 유래된 것만은 아니다. 기가옴이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연구팀 조사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페이스북 특유의 ‘알고리즘 필터링’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무슨 얘기인가?

페이스북 뉴스피드에선 퍼거슨 사태 같은 현안들이 상대적으로 덜 노출되도록 설계돼 있다고 한다. 페이스북 자체가 이용자의 과거 행적을 중심으로 노출 우선 순위를 정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개인의 관심사는 좀 더 잘 파악해줄 수 있지만, 정작 퍼거슨 사태처럼 갑작스럽게 등장한 사건은 상대적으로 홀대받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런 차이는 단순히 기술적 이슈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건 동시에 사회적인 이슈이기도 하다. 노스캐롤라이나 연구팀은 이를 아예 “알고리즘 검열(algorithm censorship)’이라 부르고 있다. (인용한 글에선 알고리즘 검열 뿐 아니라 망중립성 이슈까지 거론하고 있다. 시간되는 분은 위에 링크한 글도 한번 읽어보시라.)

기가옴 기사는 페이스북에 대한 비판으로 끝을 맺고 있다. 그 부분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we all have to choose the news sources that we trust and the ones that work for us in whatever way we decide is important. And if we choose Facebook, that means we will likely miss certain things as a result of the filtering algorithm — things we may not even realize we are missing — unless the network changes the way it handles breaking news events like Ferguson.

내 생각을 덧붙여 보자. 페이스북 특유의 관계지향적 알고리즘은 ‘나만을 위한 신문’이란 오랜 금언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강점이 있다. 내가 믿을만한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 ‘나만의 뉴스’를 즐길 수 있는 가능성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반대급부로 ‘공적 담론의 실종’이란 위험 부담도 함께 떠안아야 한다.

퍼거슨 사태와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담아내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알고리즘의 차이는 이런 부분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해도 크게 그르진 않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크게 두 가지 부분이 내 맘을 살짝 불편하게 만든다.

하나는 트위터도 페이스북과 유사한 알고리즘 도입 실험을 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트위터가 알고리즘을 바꿀 경우 ‘뉴스 플랫폼’ 역할이 크게 위축될 우려가 있을 것 같아서다. 그리고 또 하나는 느닷 없이 시작된 ‘한국판 아이스버킷 챌린지’다. 기왕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흉내내려면 세월호 사태 같은 우리 몸에 맞는 이슈를 갖고 했으면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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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듯 다른 소셜 플랫폼”에 대한 6개의 댓글

  1. 공감되는 부분이 많네요. Facebook 이 바뀌어야 한다기 보다 Facebook을 통해서만 News를 주로 접하면 안된다는 쪽으로 보는게 더 자연스러운 주장일듯 하지만요.

    • hypertext30
      8월 20, 2014

      네. 페이스북을 통해서만 뉴스를 접하면 안된다는 쪽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에 저도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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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Judong Choi
    8월 27, 2014

    12312312312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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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엔트리는 8월 19, 2014에 님이 Tech에 게시하였으며 , , 태그가 지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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