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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소셜뉴스 좋아하는 세 가지 이유


어제 페이스북에 아내를 통해 본 미디어 권력 변화란 짤막한 글을 올렸다. 최근 15년 사이에 종이신문의 위기와 포털 뉴스 전성시대, 그리고 소셜 뉴스시대의 개막이란 트렌드를 몸소 보여준 아내의 미디어 소비 변화 얘기였다. ‘좋아요’만 100개에 육박할 정도로 제법 반응이 괜찮았다. 반응지수가 비교적 낮은 편인 내 페북에선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었다.

어제 저녁에 아내에게 이런 얘길 하다가 문득 궁금해졌다. “그런데 이 사람은 왜 그 좋아하던 포털 뉴스를 딱 끊었을까?”란 궁금증. 어제는 ‘소셜 뉴스가 더 재미 있어서’란 단순한 이유만 적었는데, 좀 더 속깊은 얘길 듣고 싶었다. 그래서 인터뷰 아닌 인터뷰를 해 봤더니, 대충 이런 이유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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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셜뉴스가 포털보다 속보가 훨씬 앞선다 

의외였다. 난 마눌이 ‘공감지수’나 ‘살아 있는 뉴스’ 같은 좀 더 거창한 얘기부터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첫 마디는 “자주보는 포털 뉴스가 속보 면에선 생각보다 활기찬 편이 못 된다”고 했다. 오전에 뉴스를 보고, 오후에 다시 사이트를 찾아가도 같은 뉴스가 떠 있는 경우가 많더라는 얘기였다.

그에 반해 페이스북 타임라인은 엄청나게 활기가 넘친다는 게 아내의 설명이었다.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수시로 타임라인에 관련 글들이 올라오기 때문에 바로 바로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더라고 했다.

나도 포털 뉴스가 생각만큼 역동적이진 않다는 생각은 늘 해 왔다. 하지만 그건 내가 24시간(은 아니지만 하루 대부분의 시간 동안) 뉴스를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일반인 중 비교적 뉴스 헤비 유저인 아내에게도 포털 뉴스 편집이 다소 정적으로 보였던 모양이었다.

그렇다고 포털 편집진이 뉴스를 더 자주 갈아끼우는 것도 쉽지는 않을 것 같다. 평균적인 독자들은 그렇게 자주 뉴스를 찾지 않을 수도 있을 터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소셜 뉴스를 좋아하는 아내의 첫 번째 이유는 내겐 정말로 의외였다.

2. 나와 비슷한 사람이 필터링 해주는 게 좋더라

두 번째 이유는 내가 예상했던 답이었다. 한 마디로 억지 뉴스보면서 짜증낼 일이 그만큼 줄어들더라는 얘기였다. 어차피 포털은 ‘중립 플랫폼’이다. 이건 전국민을 잠재 독자로 삼고 있는 플랫폼의 필연적인 선택이다. 좌로나 우로나 조금만 치우치면 곧바로 비판이 쏟아져들어온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짜증 지수가 올라가는 뉴스를 접할 수밖에 없다. 특히 내 아내처럼 ‘피가 살짝 뜨거운 독자’들은 더더욱 그런 경험을 자주하게 된다.

그런데 한 번 걸러놓은 ‘페친’들이 소개하는 뉴스에선 그런 경험을 하는 일이 거의 없더라고 했다. ‘피어 에디팅(peer editing)’이 정신 건강에는 훨씬 좋더하는 얘기.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3. 논평과 토론이 살아 있어서 좋더라

아내는 요즘 뉴스가 참 재미 없다고 했다. 물론 아내는 그냥 재미 없다고만 표현했다. 그런데 평소 그런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던 난 “스토리텔링이 실종된 뉴스”란 명제가 불현듯 떠올랐다. 사실 기사만큼 재미 없는 글쓰기를 찾아보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셜 친구들이 건조한 뉴스에 덧붙인 논평들을 읽다보면 뉴스 읽는 재미가 배가 되는 모양이었다. 거기에다 생생하게 살아 있는 댓글들 역시 뉴스 읽는 재미를 두 배로 더해주는 요소라고 했다.

사실 댓글은 포털에 훨씬 더 많다. 하지만 아다시피 포털의 댓글공간은 오염된 지 오래됐다. 쓰레기 같은 댓글들이 너무나 많다는 건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 글들 찾아 읽다보면 또 다른 스트레스 지수가 확 생길 수도 있다. 반면 예의를 지키는 페이스북 댓글에선 원글에서 접할 수 없는 소중한 정보들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게 ‘소셜 뉴스에 푹 빠진’ 아내의 설명이었다.

[아내가 꼽은 소셜 뉴스의 한계]

난 위에 세 가지 얘기만 듣고 끝내려고 했다. 그런데 굳이 두 가지를 더 덧붙이는 거였다. 그래서 그 부분도 함께 적어본다.

1. 소셜 뉴스 즐기기, 생각만큼 쉽지 않다

첫 번째로 꼽은 한계는 소셜 뉴스가 전형적인 ‘빈익빈 부익부 공간’이란 점이었다. 무슨 얘기냐고? 이게 결국 친구들이 많아야 하는데, 실제로 대다수 페북 이용자는 그럴 수 있겠냐는 거였다. 특히 주부들 같은 경우 ‘고품격 소셜 뉴스’를 접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했다. (그럼 당신은 뭐냐?고 했더니, “페북 활동 열심히 하는 당신 덕분”이라고 했다. ^^)

그 얘길 들으면서 ‘멧칼프의 법칙’이란 게 떠올랐다. “네트워크의 효용성은 사용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고전적인 법칙. 그러니 결국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한 소셜 뉴스를 제대로 즐기는 사람은 생각만큼 많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 여론 쏠림은 어쩔거여?

아내는  소셜 뉴스는 속 시원하긴 한데, 뭔가 한쪽으로 쏠리는듯한 느낌도 든다고 했다. 끼리 끼리 얘기를 하다보면, 한 쪽으로 치우치는 느낌도 든다는 것이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얘기였다.

사진 (21)

캐스 선스타인(Cass Sunstein)이란 학자가 있다. 그는 블로그 공간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끼리 끼리 뭉치면서 ‘여론 쏠림 현상’이 격화되는 경향이 있디고 주장했다. 공화당 지지자들끼리 모아놓고, 또 민주당 지지자들끼리 모아놓은 결과 보수적이었던 사람은 더 보수적으로, 진보적 성향의 사람은 더 진보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반대되는 다양한 의견들을 접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그런데 소셜 공간이 주된 뉴스 소비 플랫폼이 될 경우 자신과 반대되는 의견은 아예 접하지 않으려고 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 선스타인의 주장이다. 이른바 파편화(fragmentation)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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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엔트리는 8월 21, 2014에 님이 Media에 게시하였으며 , , 태그가 지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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