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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좋아요’ 전혀 안 누르면 어떤 일이?


페이스북의 최고 히트 상품은 뭘까? 물론 여러 가지 대답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그 중 ‘좋아요’ 버튼은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벗들이 올린 글이나 사진 밑에 있는 버튼만 간단히 눌러서 관심을 표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편리할까?

페이스북 입장에서도 ‘좋아요’ 버튼은 유용하다. 분석이 쉽지 않은 댓글과 달리 ‘좋아요’는 이용자의 취향을 분석하는 데 유용한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렇게 분석한 성향은 타깃 광고 공세의 기본 자료가 된다. 음소분석 등이 필요한 댓글과 달리 ‘좋아요’는 관심 정도를 계량화하는 좋은 수단이기 때문이다.

‘좋아요’는 페이스북 이용자들에겐 어떤 의미

얼마 전 와이어드 기자가  페이스북의 모든 글에 ‘좋아요’를 누르는 실험을 했다. 실험 결과 그 기자의 타임라인은 온통 광고나 낚시성 글, 혹은 선동성 강한 정치성 글들로 도배가 됐다.

그런데 이번엔 또 다른 사람이 정반대 실험을 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엘란 모건이란 블로거다. 그는 지난 8월1일부터 2주 동안 자신의 타임라인에 올라온 글들에 전혀 ‘좋아요’를 누르지 않는 실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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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좋아요’ 누르기를 그만둔 뒤 크게 두 가지 이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첫번째는 페이스북 뉴스피드가 훨씬 좋아졌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이유를 따지고 들어가면 페이스북의 ‘좋아요’ 알고리즘이 생각만큼 정교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모간은 설명했다. ‘좋아요’를 누른 것들간의 미묘한 뉘앙스를 페이스북 알고리즘이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이전에 따뜻한 동물 얘기에 좋아요를 눌렀는데, 페이스북은 ‘동물’이란 공통점만 주목해서 동물 학대 영상도 뉴스피드에 노출해주곤 했다는 것. 이어지는 설명은 더 직접적이다.

It seems that the Like function had me trapped in a universe where the environment was dictated by a knee-jerk ad-bot. You like yogurt? You’ll like Extreme Yogurt more! You liked eight cute kitten videos? You’ll really want to see to this graphic image of eight kittens being tortured by scientists!

두 번째 강점은, ‘좋아요’를 누르지 않으면서 오히려 대화를 더 많이 하게되더라는 점이다.

페이스북 플랫폼에서 ‘좋아요’ 버튼은 어떤 의미를 갖는 걸까? 물론 정말로 좋아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동의한다는 의미도 있을 테고. 하지만 더 직접적인 용도는 어쩌면 따로 있는 지도 모른다. 바로 자기 존재를 알리는 기능이다. ‘좋아요’를 누름으로써 “나 이렇게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알리는 효과.

이번 실험을 한 모간 역시 초반에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고 털어놓고 있다. ‘좋아요’를 전혀 누르지 않으니까, 도무지 자신을 알릴 방법이 없더라는 것.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댓글을 달면서 그는 페이스북이란 커뮤니티에서 좀 더 대화를 하고, 다른 사람들과도 더 연결됐다는 느낌을 받게 됐다고 털어놨다.

I had been suffering a sense of disconnection within my online communities prior to swearing off Facebook likes. It seemed that there were fewer conversations, more empty platitudes and praise, and a slew of political and religious pageantry. It was tiring and depressing. After swearing off the Facebook Like, though, all of this changed. I became more present and more engaged, because I had to use my words rather than an unnuanced Like function.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렇다.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누르니까 더 좋은 공간이 되더라는 것. 한 마디로 ‘좋아요’를 그만뒀더니, 페이스북을 ‘좋아하게’ 됐다는 깨알 같은 고백이다.

‘좋아요’ 버튼을 인위적으로 없애버리는 앱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좋아요’ 버튼은 적극적 참여를 부담스러워하는 많은 사람들에겐 구세주나 다름 없었다. 간단하게 관심을 표하면서 ‘면피’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좋아요’ 버튼은 페이스북에겐 깨알 같은 정보를 수집하는 창구이기도 하다. 다양한 맞춤형 상품을 개발할 때 훌륭한 데이터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여러 실험에서 드러난 것처럼 ‘좋아요’ 남발은 부작용도 적지 않다. 소통 감소란 추상적 부작용만이 아니다. 엘간 모간의 실험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좋아요’는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글이나 영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고리즘이 ‘좋아요’를 포스트의 진짜 가치를 제대로 구분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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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애틀랜틱에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실렸다. ‘좋아요’를 인위적으로 없애주는 앱이 등장했다는 소식이다. ‘Neutralike’란 앱을 깔게 되면 크롬 확장 기능으로 좋아요 버튼을 없애준다는 것이다. 이런 앱까지 등장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좋아요’ 버튼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적지 않은 모양이다.

이제 글을 맺자. ‘좋아요’ 안 누르기 실험을 한 모간은, 자기 실험 결과가 과학적이진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냥 직관적으로 그렇게 느꼈다는 것이다. 그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그의 얘기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자, 이젠 우리도 어떤 실천을 해볼까? ‘좋아요’ 누르는 걸 자제할까? 아니면 공감하는 글에는 소극적인 ‘좋아요’ 보다는 적극적인 댓글을 달아볼까?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주체적으로 살아가기는 말처럼 쉬운 게 아닌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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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엔트리는 8월 25, 2014에 님이 Tech에 게시하였으며 , , 태그가 지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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