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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저널리즘을 아시나요?


‘재활용 저널리즘(recycling journalism)’이란 말이 있다. 말 그대로다. 이미 만들어놓은 콘텐츠를 재활용해서 새롭게 수익을 올리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일종의 ‘콘텐츠 마케팅’이라고 해도 크게 그르진 않다.

언론사들이 잘 나갈 땐 재활용 마케팅 같은 것에 굳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 광고와 구독료 수입만으로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언론사들 상황이 그렇게 여의치 못하다. 다들 죽을 상들이다. ‘뉴스캐스트’가 없어지면서 울상을 짓고 있는 국내 언론사들 사정이야 말할 필요도 없고, 미국도 사정은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미국 신문미디어 산업(NAA) 매출 현황 보고서를 한번 살펴보자.

2012년 구독료 수입은 5%가 증가했다고 한다. 최근 많은 언론사들이 온라인 (부분) 유료화를 단행한 덕분이다. 하지만 광고 쪽은 참담하다. 신문광고 수입이 9%나 감소한 것. 디지털 광고 수입이 5% 가량 증가했지만, 덩치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에 머무른다. 디지털 광고 수입 증가분이 인쇄 광고 감소분을 상쇄하는 ‘디지털 크로스오버’는 아직은 먼 얘기다.

결국 2012년 미국 신문업계는 전체 매출 2% 감소란 쓰라린 성적표를 받아들어야만 했다. 신문업계의 최대 과제가 ‘0% 성장 달성’이 될 정도로 상황은 절박하다.

왜 이런 상황이 생겼을까? 당연한 얘기지만 수익원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광고 아니면 구독료. 그게 전부다. NAA 자료에 따르면 광고와 구독료를 제외한 매출 비중은 8%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은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진 않을 듯 하다.)

자,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부터 소개하는 건 니먼 저널리즘랩에 실린 ‘The newsonomics of recycling journalism’을 요약한 것이다. (NAA’s new revenue report란 글도 참고해볼 만하다.)

그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재활용’이다. 좀 더 유식한 용어로 하자면 ‘고객 맞춤형 큐레이션’이다. 기왕 만들어놓은 무지 무지 많은 콘텐츠들 중 개별 고객들의 필요에 맞도록 모아서 제공하자는 것이다.

재활용 저널리즘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1. 만들어놓은 콘텐츠 그대로 제공(using content already published)

2. 고객 입맛에 맞게 재가공(creating or customizing content)

1번은 간단하다. 그냥 풀 패키지로 모아서 주는 것이다. 이를테면 삼성 관련 각종 뉴스들을 모아서 삼성에 제공하는 방식. 콘텐츠를 전혀 수정하지 않은 채 클라이언트가 관심 가질 만한 것들을 풀 패키지로 준다. 그럼 클라이언트는 그걸 활용해서 자기네 고객들을 좀 더 유인한다.

2번은 조금 복잡하다. 여기선 누가 콘텐츠를 재가공 하거나, 혹은 만들 것이냐는 문제가 제기된다. 경우에 따라선 스폰서 기사와 다를 것이 뭐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따지고 보면 큐레이션이란 것도 단순히 모아주는 것과 다를 게 뭐냐는 비판이 가능하긴 하다. 그래서 콘텐츠 마케팅이란 게 참 어려운 모양이다.)

콘텐츠 마케팅은 두 가지 전제 위에서 성립되는 비즈니스다.

첫째. 편집자와 출판업자, 즉 콘텐츠 제공자는 콘텐츠 기반한 경험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다.

둘째. 대형 브랜드-혹은 중소 브랜드-들은 고객을 좀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선 콘텐츠 기반 경험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여기도 두 가지 사업 유형이 있다. 하나는 자기네 콘텐츠를 직접 활용해서 하는 경우. 대표적인 사례는 메리디스 퍼블리싱(Meredith Publishing)이다. 메리디스는 ‘Better Homes’ “FamilyCircle’ 등 많은 잡지를 발행하고 있다. 이런 콘텐츠를 클라이언트의 욕구에 맞게 재가공해 주는 것이 메리디스의 기본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이다. Kraft, Acura, Jeep, 코카콜라, 뱅크 오브 아메리카, NFL선수연합 등이 클라이언트들이라고 한다.

결국 메리디스는 잡지 출판사에서 콘텐츠 마케팅 대행업까지 하는 경우라고 보면 된다.

반면 완전히 중개업자 비슷한 역할을 하는 곳도 있다. 뉴스크레드(NewsCred)가 대표적인 사례다. 뉴욕타임스, 블룸버그를 비롯한 대형 언론사들의 콘텐츠를 라이선싱한 뒤 클라이언트들의 수요에 맞게 제공해 준다. 펩시, AIG, 존슨&존슨, 제너럴 일렉트릭, 오버스톡닷컴 등이 대표적인 클라이언트다. 특히 뉴스크레드는 최근 뉴욕타임스를 콘텐츠 제공 파트너로 영입하면서 큰 힘을 받고 있다고 한다.

뉴스크레드 주장에 따르면 지난 해 콘텐츠 파트너들에게 수 십 만 달러 가량의 매출을 만들어줬다고 한다. 또 올해는 뉴욕타임스, 블룸버그 등 일급 파트너들에겐 수 백 만 달러 수준의 매출을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만큼 재가공 저널리즘이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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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언론사의 수익 구조는 다소 기형적이었다. 핵심 상품을 통해 직접 올리는 수익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광고도 엄밀히 말해 콘텐츠로부터 발생하는 매출이다. 하지만 콘텐츠 자체의 가치 때문이라고 보다는 다른 측면이 더 많이 고려된 측면이 있다. 그리고 정당한 가치에 비해 과도하게 비싼 편이다.

콘텐츠로 수익을 올리는 방법은 유료화를 비롯해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유료화 역시 녹록치가 않다. 우리나라에서 콘텐츠에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계층이 그다지 많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B2C로 접근할 경우엔 그 기반이 정말로 얕다.

위에 소개한 콘텐츠 마케팅은 일종의 B2B적 접근 방식이라고 봐야 한다. 미국처럼 시장도 크고, 매체도 많은 곳에선 충분히 가능한 모델이다.

그런데 우리 상황에서도 이게 통할 수 있을까? 쉽지 않아 보인다. 시장도 좁은 데다, 각 매체들의 논조도 큰 차이가 없다는 한계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마케팅 역시 장기적으론 언론사의 매출 포트폴리오 상에서 꼭 필요한 영역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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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저널리즘을 아시나요?”에 대한 1개의 댓글

  1. 조지현
    12월 29, 2014

    여긴 잠시 휴업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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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엔트리는 11월 8, 2014에 님이 Media에 게시하였으며 , 태그가 지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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